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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관리자
제 목   [문화일보] “왕따도 일진도 상처있는 아이들… 터놓고 대화하게 했더니 변화”
김정란 강원 춘천 석사초 교사 “솔직한 대화 자리 마련하면 피해-가해자 관계회복 가능 객관화하면 스스로 잘못 파악 반성한 아이들 폭력시도 안해 누구를 훈육하고 낙인찍는건 학교폭력의 해답 될 수 없어” 책임교사 된후 학폭위 안열려 ‘왕따없는 교실 만들기’도 착수 “왕따당하는 아이부터 소위 ‘일진’ 학생까지 학교폭력 가해·피해 학생 모두 상처가 있는 학생이에요. 터놓고 상대에게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준다면 서로 다시 화합할 수 있는 회복적 관계가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요. 제가 있는 동안 학교폭력위원회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어요.”김정란(42) 강원 춘천 석사초등학교 교사는 약 8년째 학교폭력(학폭) 책임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최근 교육계에선 학교폭력 사건으로 교사들이 여러 학부모, 학생 중재 및 설득에 나서고 때론 법적 다툼도 벌어져 상당수 교사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김 교사는 ‘어쩌다 보니’ 학폭 전담 교사가 됐다고 털어놨지만, 실은 학생에 대한 애정이 출발점이었다. “제가 자청해서 하고 싶다고 한 적은 사실 한 번도 없었어요.(웃음) 누가 봐도 왕따나 학폭 가해·피해 학생의 분쟁을 해결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다만 첫해 우연한 기회에 이 업무를 시작해 3∼4년째 하다 보니 학폭 사건 이후 학생들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방법이 궁금해졌고, 이에 나름대로 학문적 연구도 했습니다. 결국엔 ‘대화가 곧 학생 성장의 지름길이다’라는 생각을 품고 친구들끼리 터놓고 대화할 방법을 도입했죠.” 동료 교사들은 이런 김 교사의 스타일을 ‘돌직구’ 대화법으로 부른다. 실제로 서로를 앞에 두고 상대의 단점이나 장점을 지적한다. 일부에선 더 위험할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개선할 방법까지도 논하는 ‘회복적 생활교육’이기도 하다. “왕따를 당하던 한 학생이 있었어요. 아이들은 그 학생이 옆에만 오면 피했죠. 한 학생은 왕따 학생과 짝이 됐다고 울 정도였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저는 주로 가해 학생이나 반 친구들도 함께 불러 서로에게 어떤 점이 단점으로 보이는지, 장점은 무엇인지,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터놓고 말하게 했어요. 위험하게 심한 말만 하는 자리라면 서로에게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지만, 대화를 시작하기 오래전부터 충분히 학생들의 동의를 구하고, ‘말할 만한 장소’라는 믿음을 갖도록 했어요. 서로 공격하는 게 아니라 돕기 위한 자리라는 걸 반복해 주지시켰죠.” 처음엔 자리를 불편해하는 아이들도 점차 서로에 대해 솔직히 말하기 시작했다. A 학생은 다른 학생에게 “지난번 그 상황에선 네가 눈치 없이 행동하는 게 싫었다. 같이 있으면 재밌을 때도 있다”는 얘길 건넸다. 이를 들은 B 학생은 “그 상황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고 수긍하면서 친구들에게 아쉬운 점도 털어놨다. 이런 식의 작은 대화가 반복되면서 늘 왕따를 고민하던 학생은 어느새 곁에 ‘짝을 하고 싶다’는 친구들이 생겨났다. 지금은 누구도 B 학생이 왕따로 힘들어했던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B 학생은 학기 마지막 날 “이번 학기는 마치 놀이동산에 온 것 같았어요”라고 기뻐했다. 김 교사는 이에 힘입어 ‘왕따 없는 교실 만들기’도 착수했다. 선생님이 먼저 가해·피해 학생을 만나 얘기를 온전히 들어주고 조언도 해주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객관적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최근엔 가해 학생 중 교사나 피해 학생을 찾아 자발적으로 용서를 구하는 학생도 있었다. 일부 교사는 대화를 통한 해결 방법이 모든 현장에서 적용하기 쉽지 않은 데다, 학부모들도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 교사는 이에 “누군가를 훈육하고 낙인찍는 일은 답이 될 수 없다”며 “특히 중·고등학교에선 대화로 학폭을 해결하는 방법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초등학교에서 교사나 학교에 대한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몸담은 초등학교가 처음 가정에서 학교로 오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인 만큼 무엇보다 교사, 학교, 친구들에 대한 신뢰를 쌓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김 교사는 “현재까지는 학폭 사건을 겪고 나서 제가 설득한 아이들은 동일 사안으로 찾아온 적이 없다”며 “아이들이 진심으로 서로의 아픔을 이해했기 때문에 다시 학폭 사건으로 동일한 아이들이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김 교사를 비롯한 동료 교사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석사초교 학생들의 표정도 눈에 띄게 밝아졌다고 한다. “제가 강조하는 교육 방식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가해 학생의 잘못을 파악하고, 반성을 끌어내면 아이들은 폭력을 통해 인정받으려는 시도를 더는 하지 않게 됩니다. 피해 학생이 자신의 고통을 공감하는 학급 친구들을 보며 비로소 자존감과 웃음을 되찾는 건 물론이고요. 교우 간의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용인하거나 방관하는 분위기가 학교폭력의 구조적 원인인 만큼 이를 해소하려면 ‘대화하는’ 학급을 만들어야겠죠.” 김 교사는 이제 학폭 현안을 넘어 가정 해체, 아동학대 등 아동을 둘러싼 사회 전반의 문제들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는 “아이들이 쉽게 노출되는 사회 전반의 문제들이 아동의 성장마저 위협하고 있지만, 어른들은 생각보다 관심이 없다”며 “학교가 자초한 교육에 대한 불신감을 회복하려면 교사들부터라도 먼저 내 학생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에 대해 애정을 품고 가르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출처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111501032821309001
작성시간 : 2018.11.20 / 10: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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