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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관리자
제 목   [문화일보]학기중 놀이수업, 방학땐 아이들과 여행… ‘소통王 학생부장’
▲  권기환(두 번째 줄 왼쪽 두 번째) 교사는 문화적 소외, 적응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과 소통의 시간을 자주 갖기 위해 노력한다. 권 교사가 화천중학교에 재직하던 때 2학년 학생들과 체육대회를 하면서 즐거운 표정으로 승리의 V자를 그리고 있다. 권기환 교사 제공
권기환 화천 사내중학교 교사 

수업 주제 ‘놀이’로 만들어  
학생과 어울려 공감대 형성  
스스로 발표하며 생각 키워  

아이들과 수시로 축구·피구  
서울 데려가 뮤지컬 관람도  

“겉돌던 아이에 관심 쏟으니  
친근감 느끼며 점점 다가와  
행복한 학교 만드는 게 소망”
 

“사람이 사람을 1년 만에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교사가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할 거란 생각은 늘 품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보다 나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겠죠.”

강원 화천군 사내면 포화로에 자리한 사내중학교의 권기환(34) 학생부장교사는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게 소망이다. 학생들이 학교에 오는 게 즐겁고 보람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게 자신이 해야 할 작은 역할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인지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있던 학생들이 급우, 교사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한 걸음씩 자신을 바꿔 나가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 

경기 구리가 고향인 권 교사는 강원대를 다니면서 강원도, 춘천과 인연을 맺었다. 2013년 교단에 서기 시작해 원주와 화천을 거쳤고 지금이 세 번째 학교다. 교직경력 7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교직 입문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눈만 뜨면 아이들과 같이 ‘호흡’할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아이들이 자신의 존재를 더욱 가깝게 인식해야 수업에도 흥미를 느낄 거란 판단에서다. 수학이 전공인 권 교사가 2016년 사내중학교에 부임하면서 이런 생각 끝에 시도한 프로젝트가 ‘놀이교사모임’이다.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문제가 너무 쉽다는 이유로 수업을 잘 듣지 않더군요. 또 반대로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수학이 너무 어렵다며 수업을 듣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이 수업을 놀이처럼 즐길 방법이 뭘까 생각하다가 원주에 있을 때 1년간 놀이교사 모임 회원으로 활동하던 게 떠올라 구성했습니다. 화천에는 놀이교사모임이 없었거든요.” 

놀이교사모임은 교원들이 놀이를 직접 체험하면서 놀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학교에서 어린이가 충분히 놀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과의 주제를 놀이로 삼아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발표회를 통해 자기 생각을 공유하는 일종의 공동체 놀이다. 관계 형성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급우, 교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다 보면 심성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모든 학생이 가만히, 조용히 듣기만 하는 수업이 아닌 즐겁게 선생님과 함께 하는 수업을 만들자는 취지다. 권 교사 자신이 학창시절 담임교사나 수업을 진행하는 다른 교사들의 수업을 수동적으로 경청하다 보니 어느 순간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있다고 느꼈고 이게 아쉬움으로 남았다는 반성도 한몫했다.

권 교사는 이를 토대로 2017년 10월 강원도교육청이 주관한 도 교육청 지정 놀이 연구발표회 및 포럼에서 ‘가을, 놀이애(愛)물들다’를 주제로 한 수업 적용 놀이 부스 체험을 통해 심성 놀이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교실 밖’에서도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학급활동과 단합대회를 수시로 연다. 직접 학생들과 축구, 짝피구, 물총 놀이를 하며 어울린다. 방학 중에는 계곡여행을 떠난다. 지난해에는 학생부장 보직을 자원했다. 학생들과 같이할 시간을 좀 더 만들기 위해서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선생님을 어느 순간 친구처럼 여기면서 학교에서 미처 털어놓지 못했던 고민과 어려움을 꺼내 놓는 것을 발견했다. 문제를 자연스럽게 풀어가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다른 중학교에 있을 때 알코올의존증 아버지와 둘이 사는 동수(가명)라는 아이가 있었어요. 동수는 어린 나이에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가 하면, 친구들을 괴롭히는 등 비행청소년으로 겉돌고 있었습니다. 친부에게 적절한 양육과 사랑을 받지 못한 영향이 컸어요. 툭하면 화를 주체하지 못했죠. 어느 날인가도 동수가 싸우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현장에 달려가서 흥분을 가라앉힐 때까지 10분이고 20분이고 꼭 끌어안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러는 동안에도 주위 학생들에게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했지만, 참고 진정할 때까지 안아줬습니다.” 

변화가 있었다.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자 동수가 먼저 권 교사를 찾아와 “이제 싸우지 않을래요. 선생님과 껴안고 있는 게 너무 힘들어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동수는 이후 싸움이 줄었고 친구들과도 어울리기 시작했다. 학교에도 적응했다. 최근에도 권 교사에게 인사를 하며 안부를 묻는다. 

권 교사가 재직 중인 화천 지역은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을 제일 많이 받는 농산어촌 학교 특성상 소규모 학교가 많다. 초등, 중등과정에서 교우관계가 소규모로 오랫동안 이어지다 보니 관계 형성이 틀어질 때 자칫 특정 학생이 소외되고 기간도 오래 지속된다. 그러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아 학업이 뒷전으로 밀려 버리기도 한다. 군부대도 많다 보니 전학한 경험을 한 학생들이 적지 않고 적응문제로 고심한다. 서로 정을 주고받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권 교사가 문화적 소외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의미도 있지만, 한국잡월드를 찾거나 홍대에서 뮤지컬 관람을 하는 등 아이들과 같이 하는 행사를 꾸준히 기획하면서 많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애쓰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교직경력이 아직 일천한데 제가 엄청나거나 특별한 교육철학을 갖고 있을 순 없잖아요. 하지만 더욱 많은 기회를 아이들에게 주고 틀려도 좋으니 여러 번 겪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틀리고 맞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아무래도 느끼는 게 많지 않겠어요. 아이들이 등교하고 싶어 하는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작성시간 : 2019.03.05 / 16: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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